5.16도로인 1131번 국도상의 숲터널
사려니 숲길 입구의 삼나무 가로수길
사려니 숲길 속의 삼나무 숲
어느덧 제주살이가 한달인가?
처음 여기 오던날 지나던 숲터널의 바뀐 모습이 완연하다.
푸르던 잎사귀는 어느새 빨갛고 노랗게 바뀐 옷을 입고있다.
그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기억에 담으려 천천히 움직이려니, 뒤따르는 차들이 야단이다.
그래도 잠시 뒤에 보이는 삼나무 가로수길은 변함이 없다.
도로 양편을 빼곡히 평행으로 가르는 숲길은 언제나 시원하다.
숲 사이로 비치는 하늘이 오늘따라 유난히 맑다.
가을을 마무리하려는 10월의 마지막날, 아내와 사려니숲길에 가는 중이다.
이제 나무들도 겨우살이 준비로 나뭇잎을 하나 둘 떨구어 낸다.
떨어진 낙엽이 이리저리 바람에 휩쓸린다.
말갛게 물든 애기단풍이 수줍게 바람에 흔들린다.
낙엽과 단풍과 바람과 숲그늘의 이름모를 꽃들과 가을 속을 함께 걷는다.
지금껏 살아오던 숲 밖의 세상 얘기는 모두 바람에 날리고
머릿속의 심란한 시비거리 모두 없애고
삼나무, 단풍나무, 때죽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와 친구가 된다.
온갖 새들이 여기저기서 시기하듯 지저귄다.
맑은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숲의 공기가 서늘해진다.
후두둑 후두둑 몇줄기 가을비가 내린다.
비 맞으며 걷기 좋은 길이 사려니길이라는데.....
우리는 어는새 이 길의 종착점에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