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서귀포 치유의 숲

sohn08 2018. 10. 21. 03:37

 

 

 

 

 칠형제 나무. 한 뿌리에 일곱개의 줄기가 서 있다.



주말에도 바삐 사는 사람들을 위하여, 또 그들을 피하여 느긋한 점심을 마치고 늦은 오후 치유의 숲길을 찾는다. 매표소에 이르니 예약을 했느냐고 묻는다. 여기도 예약을 했어야 했는데.... 안내원의 말에 민망해진다. 다행히 오늘은 방문객이 적어 그냥 들어갈 수 있단다. 다행이다.

 

숲길은 입구부터 각종 나무들로 빼곡하다. 종류도 많고 수도 많지만 숲에서의 압권은 편백나무와 삼나무다.피톤치드가 팍팍 솟는 듯하다. 촘촘히 박힌 나무 사이로 들어온 한두줄기 햇살이 아직은 낮임을 알려준다. 아내와 잠시 오수를 즐기려니 한떼의 아주머니들의 소란에 눈살이 찌뿌려진다. 뭐라 한마디 하고 싶은데 간신히 참는다.

 

걷는길에 솔방울이 수도없이 발에 채인다. 도토리며 상수리가 지천에 널려있다. 먹이 활동에 여념이 없는 다람쥐의 모습이 귀엽고도 앙증맞다. 여기 저기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도 경쾌하다. 스스로 놀라 뛰어다니는 고라니는 저 혼자 바쁘다.

 

10여명의 단체를 이끌고 해설하는 숲문화 해설사의 해설 내용을 엿듣는다. 앞만 보고 바삐 걷지말고, 우리보다 아래에 사는 뱀의 눈으로, 또는 우리보다 위에서 사는 매의 눈으로도 세상을 보며 천천히 가보란다. 그렇다. 지금껏 우리는 자기 기준으로 모든걸 생각하고 행동했으니, 여기저기서 갈등이 나타난게 아니겠는가?

 

숲속의 하루는 빠르다. 이제서야 올라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바쁘다. 숲길을 벗어나니 쏜살같이 달려가는 자동차의 굉음에 머리가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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