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소깍.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곳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지명에 모든것이 들어있다. 이 지역의 마을이름이 효돈인데 효의 발음이 소가 되고 소가 다시 쇠가 된 것이란다. 효> 소>쇠 인셈이다. 소는 그대로 호수를 말하고, 깍은 끝이라는 제주도 방언이란다. 즉, 효돈이라는 마을의 끝에 있는 작은 호수란 말인데, 사실 담수호는 아니것 같고 실제는 바다와 연하여 이어져 있는데 바닷물의 왕래를 막아 물놀이할 수있게 만든 호수인 셈이다. 어쨌든 절경이다. 호수 양편의 바위는 마치 인공으로 쌓은듯하면서도 들고남이 제멋대로이다. 현무암의 일그러짐도 전형적이다. 호수 가장자리를 이루는 소나무들도 한층 멋을 더한다. 나는 그호수에서 아내와 나룻배에 올라 뱃놀이를 즐긴다. 원래는 테우라는 뗏목에 약 20여명이 타고 즐기는 놀이였다는데 안전문제로 지금은 허가가 보류되고 나룻배만 운영된단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모두 경치에 취해 가는길을 멈춘다. 졸지에 우리는 그들의 눈요기 대상이 된다.
쇠소깍에서 차로 10여분 가니 정방폭포에 닿는다. 매표를 마치고 입구에 들어서니, 묘하게 휘어져 자란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두어갈레 물줄기가 바로옆의 절애와 바닥의 바위들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이 폭포는 민물이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폭포로는 동양에서 유일하단다. 떨어지는 폭포수 곁의 포말이 시원하다. 바로옆 해변 넓은 바위에는 해녀들이 갓 잡아올린 해삼이며 멍게등으로 즉석 포장마차가 열리는데 고생하는 해녀의 모습이 안스럽다. 삶이 무엇인지....
정방폭포를 뒤로하고 다시 약 10분정도 이동하여 이중섭 거리에 도달한다. 1.4후퇴때 피난온 이중섭이 어렵게 이곳 서귀포에 정착한 후, 아내와 두 아들이 함께 1.4평의 작은 방에서 어렵게 기거하면서도, 담배 은박지등을 이용하면서까지 그림 그리기를 계속했다니 옛날이라 해도 그 어려움은 가히 짐작이 된다. 그런데도 이중섭은 가난의 괴로움보다 가족이 함께해서 더 행복해했다는데 가족애가 뭔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그런 옛 화가를 못잊어 그의 옛 생가를 기리고 기념관을 만들고 이중섭 거리까지 만들어 기념하는 제주도민들도 함께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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