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올레길 5코스

sohn08 2018. 10. 11. 09:00







  제주에서의 세번째 올레길 걷기. 이번엔 5코스로 남원포구항에서 쇠소깍까지 약 13Km.

 남원포구에서 해안을 따라가며 시작된 길은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바다와 갯바위와 그 위에서 낚시하는 사람 등. 시작점 부터 평화롭다.


  5분이나 지났을까? 왼쪽 바다를 끼고 가는 숲길이 시작되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야말로 절경이다. 혼자보기 아까워 계속 사진을 찍는다. 잠시 지나 큰엉이라는 큰 바위더미가 나온다. 여기서 엉은 바닷가 절벽에 뚫린 바위언덕이라는 제주도 방언이란다. 그야말로 큰 바위 구멍이 바다를 삼킬듯이 입을 벌리고 있다. 여기서부터 최고의 해안 산책로는 시자된다. 작은 동백나무,측백나무등과 키큰 억새로 만들어진 자연의 터널숲을 따라 가끔은 왼편의 바다를 기웃기웃하면서 길을 간다.


해안길을 지나 마을길로 들어선다. 동백나무 군락지가 있을만큼 유난히 동백나무가 많다. 동백과 돌담, 감귤나무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다. 이 가을과 함께 오래 하고파 자꾸 발길이 멈춰진다. 마을을 지나니 이제 바당길. 바다에 난 길이다. 바닷가의 돌들만 널려있는 곳에 어떻게 길이 만들어져 있는지 궁금하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자연히 만들어 졌는지, 아니면 인공적으로 조성된건지... 안내판을 보니 후자란다. 이곳 남원읍이 해군의 도움으로 만든 바닷길이란다. 인공길이라도 너무 아름답다.


바당길의 돌들이 하나같이 검은 현무암이더니 길 옆의 모래사장도 검은모래사장이다. 백사장이 아닌 흑사장인 셈이다. 마침 간조에 썰려나간 바닷가에 삐죽삐죽 솟아있는 검은 바위와 늦은 오후의 햇살에 반짝이는 검은 모래가 하얀 포말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걷다보니 해는 저물어가고 목적지가 눈앞이다. 쇠소깍 입구다. 돌이켜보니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풀을 스치며, 터널숲을 지나며, 돌담길을 돌아, 힘들면 그저 벤치에 앉아 잔잔하기만 한 바다를 바라보고 다시또 바위길을, 돌길을 따라간다. 돌담길 건넌 밭에 감자꽃이 만개했다. 길 아래 낮은 밭엔 보라색 도라지꽃이 방긋 웃는다. 나는 오늘 그렇게 서귀포의 속살을 마음껏 훔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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