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아침부터 날이 우중충하다. 곧 비라도 내릴 듯이... 하지만 비예보는 없다. 잠시 망설이다 원래 계획대로 마라도로 가기로 하고 아내와 숙소를 나선다.
배편을 미리 예약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여행객이 많을 줄 몰랐다. 덕분에 한시간 반 남짓한 시간에 인근의 용머리 해안을 둘러볼수 있었다.
숙소를 나선지 세시간만에 마라도행 여객선에 오른다. 어렵게 시작했지만 실제 배타는 시간은 25분에 불과하다.
마라도는 섬 전체가 기우뚱 기울어진 커다란 고인돌 형태의모습. 섬 내부는 거의 평평한 잔디밭이지만, 섬 둘레 해안은 그저 바다에서 우뚝 솟은 다층 현무암이다. 마치 바다에서 직접 오르기 어렵게 만든 거대한 함정 같다고나 할까? 소금기 강한 바람이 사철 강해 나무가 자라기 힘들단다. 주민 수도 몇 안되는데 성당, 사찰, 교회가 각각 하나씩 자리한걸 보면서 유독 우리 민족만의 종교의 상업화 냄새가심한 것을 느낀다. 오죽하면 전 미상공회의소 의장이었던 제프리 존스가 한국에 유독 교회가 많은 이유를 한국인은 누구나 사장되기를 좋아해서라고 했을까?
언젠가 이창명의 광고카피 "자장면 시키신 분..."이 유명해져서인지 과장해서 말하면 자장면 짬뽕 중심의 음식점 수가 주민 가구수 만큼 되는 듯하다. 그것도 추억이 될거라고 나도 아내와 같이 자장면과 짬뽕을 시켜 나누어 먹는다.
전에 여행했던 우리나라 한반도 끝인 해남의 땅끝마을에서의 느낌보다, 국토의 최남단이라는 생각에 무언가 다른 느낌이 든다. 돌아오는 뱃길에 마침 강정항의 관함식 준비 모습이 보인다.
불과 한시간 반정도 머문 마라도인데도 돌아오는배로 송악산 선착장에 다다르니 여기가 제주도가 아닌 뭍인 듯한 느낌이다.